백령도 굴메밀칼국수 | 할머니의 손맛을 20년째 이어온 부부의 온기
백령도 앞바다에서 채취하는 자연산 여름 굴은 크기가 손톱만큼 작지만, 특유의 달큰하고 진한 풍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동네 어르신들이 소일거리로 캐낸 귀한 백령도 굴이 듬뿍 들어가 시원하면서도 깊은 국물 맛을 내는 굴메밀칼국수는 이 지역을 대표하는 숨은 별미로 손꼽힙니다.이곳을 운영하는 서명철, 이영주 부부는 할머니가 하시던 전통 방식 그대로 칼국수를 끓여내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할머니 품에서 자란 서명철 씨는 육지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중, 예비군 훈련차 고향을 찾았다가 홀로 적적하게 지내시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고 백령도에 정착하기로 결심했습니다.
연로하신 할머니가 치료를 위해 육지로 떠난 후에도, 남편은 할머니의 땀과 정성이 담긴 식당을 20년 넘게 지켜왔습니다. 아내 이영주 씨 역시 남편의 우직하고 따뜻한 마음에 반해 섬에서의 삶을 함께 선택하며 부부의 깊은 정성을 국수 한 그릇에 담아내고 있습니다.
백령도의 풍경과 생명 | 심청각부터 하늬해변 점박이물범까지
백령도 북산 정상에 위치한 심청각에서는 고전소설 심청전의 무대인 바다와 북한 땅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마을에는 40년 동안 터를 잡고 토종 심청연을 비롯한 18종의 연을 가꾸며 연잎 젤라토를 선보이는 연꽃마을 부부처럼, 섬의 자연을 가꾸며 살아가는 주민들의 이야기가 가득합니다.바다 쪽으로 발길을 돌리면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점박이물범의 주요 서식지인 하늬해변이 펼쳐집니다. 점박이물범은 겨울철 중국에서 번식을 마친 뒤, 매년 3월부터 11월까지 백령도 일대 바위 위에 머물며 평화롭게 휴식을 취하는 특별한 풍경을 선사합니다.
이웃 섬 대청도 | 삭히지 않는 생홍어회와 갓 잡은 우럭 밥상
백령도에서 배로 약 30~40분 이동하면 닿는 대청도는 농업 비중이 높은 백령도와 달리 어업을 중심으로 살아가는 주민들이 많은 섬입니다.대청도의 대표 별미는 삭혀서 먹는 방식과 달리 갓 잡은 싱싱한 홍어를 그대로 썰어내는 생홍어회와 홍어애회입니다. 45년 넘게 식당을 꾸려온 부부의 생홍어 한 상은 바다의 신선함을 고스란히 담고 있습니다.
또한 30년 경력의 선장 남편이 그날 바다에서 잡아온 싱싱한 해산물로 아내가 식단을 꾸리는 우럭백숙과 우럭구이 밥상 등, 자연과 순응하며 살아가는 어촌 부부들의 묵직한 인생 이야기가 서해 섬 여정의 마지막을 따스하게 채워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