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호 감독의 9월 30일 인터뷰와 제작진의 기존 입장을 다시 대조해, 감독이 실제로 밝힌 제작 의도, 정치권에서 제기한 주장, 영화 속 질문과 역사적 사실의 차이를 분리해 정리했습니다. 특히 “박정희 대통령을 배후로 전제했다”는 표현은 감독이 명확히 부인한 만큼, 이를 사실처럼 쓰지 않도록 구성했습니다. 한겨레
“박정희 대통령을 사건의 배후로 전제하고 만든 영화가 아닙니다.”
영화 ‘암살자(들)’을 둘러싼 역사 왜곡 논란이 커진 가운데 허진호 감독이 9월 30일 인터뷰에서 자신의 제작 의도를 직접 설명했습니다.
핵심은 비교적 명확합니다.
허 감독은 영화가 박정희 대통령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로 지목했다는 해석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애초부터 그런 결론을 전제로 영화를 만들지 않았고, 작품 역시 그런 결론을 내리지 않았다는 설명입니다.
01 / 감독이 직접 부인한 것은 무엇일까요?
허진호 감독이 가장 먼저 선을 그은 부분은 ‘박정희 대통령 배후설’입니다.
제작 전제
허 감독은 박정희 대통령이 사건을 지시했다는 설정 자체가 논리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당시 사건에서 박 대통령 본인 역시 총격 대상이 될 수 있었던 상황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박 대통령이 배후라는 전제를 먼저 정해놓고 시나리오를 만든 것은 아니라는 설명입니다.
따라서 현재 논쟁을 다룰 때는 두 문장을 구분해야 합니다.
정치권 일부에서 “영화가 박정희 대통령을 배후처럼 묘사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반면 감독은 “박정희 대통령을 배후로 전제하고 만든 영화가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습니다.
어느 한쪽의 주장을 곧바로 객관적 사실로 바꾸어 쓰면 논쟁의 구조가 흐려집니다.
02 / 영화가 출발한 질문은 무엇이었을까요?
허 감독은 작품의 출발점을 ‘결론’보다 ‘질문’으로 설명했습니다.
“우리가 아는 것이 전부일까요?”
1974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은 오랫동안 여러 방송과 자료에서 다시 다뤄졌습니다.
허 감독은 이미 알려진 자료와 과거 제기된 여러 의문을 살펴보면서 “그날 실제로 무슨 일이 있었을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내용이 전부일까요?”**라는 질문에서 영화가 시작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감독이 이 질문 자체를 역사적 결론이라고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영화 속 인물이 어떤 가능성을 의심하고 추적하는 것과 제작자가 “실제 역사는 이것입니다”라고 선언하는 것은 서로 다른 행위라는 것이 허 감독의 입장입니다.
03 / 질문과 사실 단정은 왜 다른 문제일까요?
이번 인터뷰에서 가장 눈여겨볼 부분이기도 합니다.
영화 속 가설
극영화에서는 인물이 사건을 추적하면서 여러 가능성을 의심하거나 가설을 세울 수 있습니다.
그 가설이 작품 안에서 제시됐다는 사실과 실제 역사에서 그 가설이 사실로 증명됐다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닙니다.
허 감독 역시 질문을 던지는 것과 하나의 답을 역사적 사실로 단정하는 것은 다르다는 취지로 설명했습니다. 현재 논란에서는 이 두 가지가 동일한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어 당혹스럽다는 입장도 밝혔습니다.
영화를 볼 때도 이 구분이 필요합니다.
실제 사건으로 확인되는 내용이 있습니다.
당시 수사와 공식 발표가 있습니다.
이후 제기된 의문과 해석이 있습니다.
영화가 만들어낸 가상 인물과 상황이 있습니다.
이 네 가지를 모두 ‘실화’라고 묶어버리면 영화와 역사 기록의 경계가 흐려집니다.
04 / 실제 역사와 영화적 상상은 어디서 갈릴까요?
허 감독도 이 경계를 중요한 문제로 언급했습니다.
큰 역사적 사실은 존중했습니다
감독의 설명은 실제 사건과 공식적으로 확인된 큰 역사적 사실은 존중하되, 기록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나 과거 제기된 의문을 영화적인 영역으로 가져왔다는 것입니다.
즉 영화의 구조를 단순하게 나누면 다음과 같습니다.
역사적 사건 → 기록으로 확인되는 사실 → 남아 있는 의문 → 가상 인물과 영화적 상상
여기서 앞부분은 실제 역사와 맞닿아 있지만, 뒤로 갈수록 극영화의 영역이 넓어집니다.
따라서 ‘대통령 암살사건 영화’나 실제 정치사를 소재로 한 작품을 볼 때는 영화 속 모든 장면을 실제 기록처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05 / 실제 사건 유족의 불편함도 인정했습니다
허 감독은 표현의 자유만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는 점
실제 사건과 실존 인물을 다룬 만큼 불편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특히 사건으로 직접적인 상처를 입은 사람들과 유족에게는 영화의 재구성이 훨씬 민감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이 부분은 이번 논쟁을 이해할 때 중요합니다.
감독의 입장은 “픽션이므로 어떤 표현도 문제없습니다”가 아니라, 실제 사건을 다루는 창작에는 책임이 따르지만 다양한 질문을 던지는 것까지 금지돼서는 안 된다는 쪽에 가깝습니다.
06 / 정치적 목적이라는 주장도 부인했습니다
영화 논쟁이 정치권으로 확대되면서 작품의 제작 의도 자체를 정치적으로 보는 주장도 나왔습니다.
일부 정치인들은 영화를 역사 왜곡이라고 비판했고, 상영 중단이나 법적 책임까지 거론했습니다. 영화가 당시 권력기관이나 박정희 대통령이 사건에 관여한 것처럼 관객에게 인상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비판의 중심입니다.
허 감독은 이에 대해서도 특정한 정치적 목적을 전제로 만든 작품이라는 해석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제작진 역시 앞서 발표한 입장에서 1974년 사건과 여러 기록을 바탕으로 영화적 상상력을 더해 재구성한 극영화이며, 특정 역사적 결론을 새롭게 확정하거나 기존 사실을 부정하기 위해 만든 작품이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07 / “비판”과 “존재해서는 안 된다”도 구분했습니다
허 감독의 인터뷰에는 영화 내용만큼 중요한 또 하나의 문장이 있습니다.
작품 비판과 상영 문제
허 감독은 자신의 영화에 대한 비판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작품에 동의하지 않는 것과 작품 자체가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서로 다른 문제라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정치권 일부에서는 영화 내용에 대한 비판을 넘어 상영 중단이나 법적 책임까지 거론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논쟁도 두 단계로 나눠볼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작품의 역사 해석이 적절한가에 대한 비평입니다.
두 번째는 해당 작품의 제작이나 상영 자체를 제한해야 하는가에 대한 표현의 자유 문제입니다.
두 논쟁은 연결돼 있지만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08 / 배우들에게까지 논란이 번진 상황도 언급했습니다
논쟁의 영향은 감독과 제작사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출연 배우들의 SNS와 광고 콘텐츠까지 비판 댓글이 이어지면서 영화 내용과 배우 개인을 동일시하는 현상도 나타났습니다. 일부 광고 영상은 댓글 기능을 제한하기도 했습니다.
허 감독 역시 배우와 스태프들이 열심히 작업한 작품이 역사 왜곡이라는 하나의 프레임으로만 규정되면서 배우들도 힘들어하고 있다는 취지로 심경을 밝혔습니다.
여기에서도 영화에 대한 비판과 배우 개인에 대한 공격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배우가 극 중 인물을 연기했다는 사실이 곧 그 인물의 사상이나 영화 속 가설에 동의했다는 의미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09 / 허진호 감독 인터뷰의 핵심을 압축하면
이번 인터뷰를 한 문장으로 줄이면 **“답을 선언하려 만든 영화가 아니라 질문에서 시작한 극영화”**라는 설명에 가깝습니다.
허 감독이 밝힌 제작 의도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을 사건의 배후라고 전제하고 영화를 만들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영화 역시 박 대통령이 배후라고 결론 내리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실제 사건과 확인된 큰 역사적 사실은 존중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록으로 설명되지 않는 영역과 기존에 제기된 의문을 영화적 상상의 영역으로 가져왔다고 밝혔습니다.
실제 사건의 유족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습니다.
표현의 자유 역시 아무 책임도 없는 자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습니다.
작품 비판과 작품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봤습니다.
결국 ‘암살자(들)’ 논쟁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은 영화가 던지는 질문과 실제 역사적 사실을 같은 것으로 취급하지 않는 것입니다.
정치권에서 제기한 역사 왜곡 비판은 하나의 주장으로 살펴보고, 제작진의 해명 역시 제작진의 입장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관객 입장에서는 영화 속 가설과 실제 기록을 따로 비교해보는 것이 이 논쟁을 가장 차분하게 이해하는 방법입니다.
FAQ
Q. 허진호 감독은 박정희 대통령을 육영수 여사 피격 사건의 배후로 봤나요?
허 감독은 이번 인터뷰에서 그런 전제를 두고 영화를 만들지 않았으며 작품 역시 박정희 대통령을 배후로 결론 내리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Q. 영화에는 당시 권력기관을 의심하는 내용이 없나요?
영화 속 일부 인물이 중앙정보부 등 당시 권력기관이 사건과 관련됐을 가능성을 가설 가운데 하나로 거론하는 내용은 확인됩니다. 다만 제작진은 이를 역사적 사실로 확정해서 제시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입니다.
Q. 허 감독은 표현의 자유라면 어떤 각색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나요?
그렇게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실제 사건을 다루는 만큼 유족 등이 불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고, 표현의 자유가 책임 없는 자유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밝혔습니다.
Q. 정치권에서 제기한 역사 왜곡 주장은 사실로 확정된 것인가요?
현재 정치권 일부와 관련 단체가 역사 왜곡이라고 비판하고 있으며 제작진과 감독은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는 비판 측의 주장과 제작진의 설명을 구분해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