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에 접어들면 남해와 서해의 경계에 위치한 전라남도 신안 바다는 바빠지기 시작합니다. 이맘때 산란기를 맞아 먼바다에서 연안으로 돌아오는 반가운 손님이 있기 때문입니다. 수산 시장에서도 단연 눈길을 사로잡으며 여름 식탁의 주인공으로 대접받는 주인공은 바로 신안 병어와 덕자입니다.
예전에는 비교적 흔하게 맛볼 수 있었던 생선이었지만, 최근 몇 년 사이에 어획량이 확연히 줄어들면서 이제는 '금병어'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귀한 대접을 받고 있습니다. 은빛 비늘을 반짝이며 들어오는 제철 수산물의 매력과 신안 지역 사람들이 지켜온 정겨운 음식 문화를 자세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01 | 은빛 비늘을 품은 바다의 보물, 병어와 덕자의 특징
산란을 위해 연안으로 찾아오는 이 시기의 병어는 몸에 기름기가 적당히 올라 고소한 맛이 일품입니다.크기와 지느러미로 구분하는 법
보통 병어와 덕자를 같은 생선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수산 현장에서는 확연한 크기와 생김새 차이로 구분하곤 합니다. 일반적으로 몸집이 성인 손바닥만 한 것을 병어라고 부르며, 그보다 훨씬 커서 몸길이가 30~40cm 이상 나가는 대형 개체를 현지에서는 덕자(또는 덕대)라고 부릅니다.특히 덕자는 지느러미 끝부분이 검고 짙은 빛깔을 띠는 것이 특징이며, 살이 두툼하여 횟감은 물론 칼칼한 조림이나 찜으로 요리했을 때 입안 가득 씹히는 부드러운 식감이 매우 뛰어납니다.
| 구분 | 일반 병어 | 덕자 (덕대) |
| 몸집 크기 | 보통 손바닥 크기 (20cm 안팎) | 대형 사이즈 (30~50cm 이상) |
| 외형적 특징 | 은백색의 매끄러운 비늘 | 지느러미 가장자리가 짙고 검음 |
| 주요 요리법 | 회, 맑은탕, 구이 | 덕자찜, 덕자조림, 두툼한 횟감 |
02 | 신안 지도읍 선원들의 배 위 한 끼와 향토 요리
이른 새벽부터 조업에 나서는 신안군 임자면과 지도읍 일대 어선들은 제철을 맞은 생선을 낚아 올리느라 여념이 없습니다.생선 본연의 담백함을 살린 맑은탕과 구이
밤새 거친 파도와 싸우며 고된 작업을 마친 선원들에게 배 위에서 즉석으로 썰어 먹는 뼈째회(세꼬시)나 갓 구워낸 생선 한 점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한 끼가 되어 줍니다. 신안 지도읍 주민들의 오랜 식문화에서도 이 생선은 특별한 추억을 담고 있습니다.별다른 조미료나 강한 양념을 치지 않고 무와 마늘, 대파만 넣어 끓여내는 병어 맑은탕은 시원하고 담백한 국물 맛이 으뜸입니다. 살이 워낙 연하고 비린내가 적어 국물이 순하게 어우러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장작불이 꺼지고 남은 숯불이나 잔불에 노릇노릇하게 구워내는 추억의 병어구이는 고소한 기름기가 겉을 감싸 손가락을 빨아가며 먹던 예전의 향수를 자극합니다.
- 병어 맑은탕: 맹물이나 쌀가루 물에 무를 넣고 끓이다가 생선과 파, 마늘만 넣어 생선 자체의 감칠맛을 끌어내는 방식입니다.
- 건조 병어 찬거리: 싱싱할 때 소간을 약간 하여 꾸덕꾸덕하게 말려두면 사계절 내내 조려 먹거나 쪄 먹는 훌륭한 저장 반찬이 됩니다.
03 | 제철 수산물 제대로 고르고 맛있게 먹는 법
싱싱한 횟감이나 조림용 생선을 고를 때에는 몇 가지 외관상 기준을 확인하시는 것이 좋습니다.눈동자와 비늘의 상태 확인하기
횟감용으로 사용할 때에는 생선의 눈동자가 투명하고 물러지지 않았는지 확인하셔야 합니다. 또한 몸표면의 은빛 비늘이 벗겨지지 않고 촘촘하게 남아있는 것이 신선도가 높은 상태입니다.살이 찰지고 잔가시가 적어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부담 없이 즐기실 수 있으며, 살짝 냉동하여 살을 굳힌 뒤 얇게 썰어 깻잎이나 양념 된장에 싸 먹는 회 맛은 여름철 잃어버린 입맛을 되찾아 주기에 부족함이 없습니다.
04 | 자주 묻는 질문 (FAQ)
독자분께서 제철 수산물을 구매하거나 요리할 때 자주 궁금해하시는 내용을 정리했습니다.Q1. 병어와 덕자는 다른 종인가요?
학술적으로는 같은 병어과에 속하지만, 서해와 남해 현장에서는 크기와 지느러미 형태에 따라 명확히 구분합니다. 일반적인 크기의 개체를 병어, 30cm 이상의 대형 개체를 덕자(덕대)로 부르며 식감과 요리 용도에 차이가 있습니다.Q2. 비린내 없이 탕을 끓이는 비결이 있나요?
흰살생선 특성상 원래 비린내가 적은 편입니다. 핏물을 깨끗이 씻어내고 끓는 물에 무를 먼저 익힌 뒤 나중에 생선을 넣어 살이 부서지지 않게 짧은 시간 동안 끓여내는 것이 시원한 국물 맛의 핵심입니다.Q3. 남은 생선은 어떻게 보관해야 하나요?
내장과 비늘을 깨끗하게 제거한 뒤 물기를 완전히 닦아내고 한 마리씩 밀폐 용기나 비닐로 밀봉하여 냉동 보관해 주시면 됩니다. 살짝 소금을 뿌려 꾸덕하게 말린 뒤 냉동하면 찌개나 구이용으로 오래 두고 드실 수 있습니다.여름 한철 잠깐 스쳐 지나가는 바다의 귀한 선물인 만큼, 이번 계절이 지나가기 전에 정성스레 차려진 제철 식탁을 경험해 보시는 것을 추천해 드립니다.